광야의 웃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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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의 웃음소리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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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부

 

출애굽 15

레위기의 비전 27

“이놈들아, 내가 낄 틈은 어디 있느냐?” 40

머리는 없고 눈만 총총히 48

엘리야를 보라 58

대차대조표 71

묵은 지혜에 부딪쳐 본다 79

감상주의 늪에서 벗어나 사방을 둘러보라! 92

악에 대한 묵상 102

여름날의 한가로움 111

뒷이야기 118

 

 

제 2 부

 

The Fearless and The Humorless 121

모랄이 없는 사회 133

지가 기면서 … 136

정치권력의 신학적 근거 139

국민은 어디 있는가? 143

김재규 군재의 논고와 선고문 155

중간 시대에 살고 있다 170

의와 생명과 교훈 176

표류하는 한국의 좌표 184

헌금 기도 189

서울 기행 192

합리적 사회의 구도 199

서평

저항운동의 무게중심은 하늘에 두어야

 

 

이미순(자유기고가)

 

 

너는 할 말 못하는 사람과버림받은 사람의 송사를 위해 입을 열어라.

입을 열어 바른 판결을 내려

불쌍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권리를 세워주어라 (잠언 31:8-9).

 

 

한 나라의 통치자가 지켜야 할 본분을 간략하게 서술하고 있다. … 그러나 이것은 법률이 아니요, 통치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뇌리에 새겨준 내용들임을 생각할 때 우리로서 부럽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 주인들의 어머니들은 자식에게 무엇을 가르쳤을까? 이런 교훈을 외운 그 옛날의 아들과 이를 심어준 모친의 얼굴을 그려보고 싶구나! 이 말씀을 족자에라도 써서 청와대 거실에 걸어 놓으면 나쁜 생각일까? (79쪽)

 

 

임금이 정의로 다스리면 나라가 튼튼히 서지만,

마구 긁어 들이면 나라가 망한다 (잠언 29:4).

 

 

법이 사회 전반에 공정하게 시행되어 억울함이 사라질 때 그 사회는 조용히 돌아가는 기계와 같고, 그런 국가는 터가 잘 잡힌 건물에 비길 수 있다. 그런데 불의한 수단으로 통치자의 자리에 오른 자의 나라는 얼마나 시끄러우며 그 기반이 불안한가는 쉽게 짐작할 만하다. 그리고 편법으로 정권을 장악한 무리는 본래부터 마구 긁어 들이며 싹쓸이하기 위함이니, 그 자신뿐 아니라 기둥이 무너지는 바람에 지붕이 내려앉는 격으로 나라 전체가 망하게 되는 것은 너무 자명하지 않은가? (79-80쪽)

 

 

…군이 있어야 할 자리에 머물러 있을 때 그 사회가 항구적인 안정과 진정한 평화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신성한 진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차제에 18년 전 독버섯처럼 피어난 영리단체 ‘군당’은 본받을 만한 나라에는 없는 현상이니 해체해야 한다. 그리고 이 나라 사회 심상에 깨끗하고 씩씩한 군으로 등록하여 새로운 민주시대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175쪽)

 

 

깨끗이 정리하지 못한 과거의 찌꺼기들이 수면으로 떠올라 사회를 온통 분노와 절망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정리되지 못한 과거 속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서 미래라는 희망은 찾아 볼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수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세월이 흐른 것만큼 역사가 전진했는가를 생각할 때 도리어 후퇴한 느낌이 드는 것은 막을 길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곽노순 목사의 「광야의 웃음소리」는 권력을 가진 이들과 그 그늘 아래 사는 이들, 그리고 권력의 횡포에 분노하는 이들에게 산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듯한 고매한 시각을 제시해주고 있다.

 

 

「광야의 웃음소리」1부에서는 소위 ‘예언자적’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하는 사람들과 신학의 뱃속 깊숙이에 자리한 명예욕과 미움, 질투에 일침을 놓으며, 지나간 몇 십 년 동안의 기독교 사회운동과 그것을 뒷받침해 주던 신학의 그릇된 시각과 방향을 무섭게 교정해 주고 있다. 그는 ‘예언자는 그 무게 중심을 땅에 둘 것이 아니라 하늘에 두어야’한다고 말하면서 ‘하늘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애정을 갖고… 남과 내 자신의 속을 먼저 들여다볼 것’을 당부하고 있다.

 

 

2부는 십년 동안(1977-1987) 저자가 신문에 기고한 글들을 모은 것이다. 여기에서 그는 어지러운 역사를, 환부에 메스를 대듯 정교하게 파헤치고 분석해내면서, 파괴된 이 땅의 질서가 어떻게 다시 자리 잡아야 하는가에 대해 명쾌한 대안을 제시한다.

 

 

「광야의 웃음소리」전체에서 저자는, 진정한 인간해방이라고 하는 것은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위치만 바꿔놓는 자리바꿈이 아니라, 지배자와 피지배자, 그리고 뒤틀린 질서에 대항해 분연히 일어나는 자들이 각자의 임무를 다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말한다.

 

 

먼저 권력을 가진 자는 칼과 욕심을 버리고 백성들이 고르게 잘 살 수 있는 평등을 실현해야 하며, 피지배자는 칼과 빵의 노예로 전락해 안주하지 말고 한번 주어진 인생에 있어서 ‘자유’를 최상의 것으로 여기며 그 자유를 지켜야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말고, 운동가들은 그들 속에 있는 명예욕과 미움, 질투 대신 내 형제부모에 대한 박애에 기초해서 그들의 운동을 펴나갈 것을 당부한다.

 

 

또한 지은이는 신학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되어 온 대한민국 신학의 위선과 부정직함을 고발하고 있다. 지나간 십 수 년간의 신학과 이데올로기의 횡포로 인해 나침반 없는 배처럼 시대의 방향 감각을 상실한 젊은 지성들에게 분명한 처방을 내려 진정한 평등과 자유를 실현해나갈 방향을 열어준다. 선악 갈등의 장을 나이에 따른 도(道)의 장으로 제시한 내용은 우리 눈을 번쩍 뜨게 하고, 한동안 숨을 멈추게 한다. 그리고는 이내 길고 깊게 숨을 내쉬어 배속 깊숙한 곳에 자리한 존재의 중심에 머물게 만든다.

 

 

악을 보고 분노할 줄 모르면

젊은이가 아니요

이 세상에는 악과 선의 문제 이외에도

많은 다른 사항이 있다는 것을 모른다면

청년이 아니요

 

 

악과 선이라는 것이

딱 부러지게 양분되는 것이 아닌 줄을 모른다면

장년이 아니요

 

 

악을 일삼는 이들의 영혼마저

연민의 눈으로 볼 줄 모른다면

노인이 아니다.

기사

현실사회 섬세하게 표현한 예언서

광야의 웃음소리

 

 

조은희(동양일보 기자)

 

 

천안에서 지난 89년부터 신학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는 곽노순 박사가 우리 시대의 예언서 「광야의 웃음소리」를 펴냈다. 그는 현재 천안시 구성동에서 후기기독교 신학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는 신학자로 「광야의 웃음소리」는 그의 다섯 번째 저서. 이 책은 여느 예언서와는 달리 읽는 이에게 불안이나 공포 또는 환상이 가득한 미래를 제시하기보다는 우리를 둘러싼 과거와 현대를 들려줌으로써 각자에게 자신의 현실과 미래를 생각케 해주고 있다.

 

1, 2부로 나뉘어 1부에서는 출애굽 · 레위기의 비전 · 머리는 없고 눈만 총총히 · 대차대조표 · 악에 대한 묵상 등 11편을 싣고 있는데 성경을 축으로 해방과 평화와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2부는 모랄이 없는 사회 · 정치권력의 신학적 근거 · 김재규 군재의 논고와 선고문 · 표류하는 한국의 좌표 · 서울기행 등 12편의 글이 담겨 있다. 2부는 군사권력의 인권 유린과 압제가 있던 70년대 말과 80년대 초에 한국의 「교회와 세계」지를 비롯, 미국 필라델피아「자유신문」, 시카고의 「한국일보」,「중앙일보」,「크리스챤 저널」등에 기고했던 글을 모은 것이다.

 

 

실제 저자는 문익환 목사 수감에 관한 글을 미국의 한 언론에 게재했다가 귀국이 불가능해져 87년이 돼서야 이 땅을 다시 밟은 역사의 증인이기도 하다. 곽 박사는 5-6권의 명상록 · 에세이집 · 신학서 등을 펴냈는데 “한국적 토착 신학” “해탈한 그리스도인”이라는 주위의 평답게 성경 · 불교 · 중국 고서 · 우화 · 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현실과 연결해 섬세하면서도 유머스럽게 풀어가고 있다.

기본 정보
제 목 광야의 웃음소리
지은이 곽노순
펴낸날 1쇄 1995년4월 21일
판 형 신국판
분 량 210쪽
분 야 국내도서 > 종교 > 기독교 > 신앙도서> 영적성장
ISBN
펴낸곳 도서출판 네쌍스
Category
Books
Tags
곽노순, 광야의 웃음소리, 도서출판 네쌍스